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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일: 2015년 1월 27일


고쿄(황거)에 다녀오고 나니 어느덧 오후 3시. 

신주쿠에서 급히 고쿄 예약시간에 맞춰 가려하다보니 미처 점심을 먹지 못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신주쿠의 유명하다는 후운지 츠케멘집에 가려고 했으나 신주쿠에서 헤매다보니 결국 찾지 못하였습니다.

다행히 고쿄 근처에 도쿄역이 있고, 도쿄역 지하에 도쿄라멘스트리트란 곳이 있어, 여기서 이를 대체하기로 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도쿄의 유명한 라멘가게를 한 곳에 모아놓은 곳이라네요.

도쿄역일번가라고 밑에 붙은 것은 도쿄역 지하층을 일종의 상점가로 설정해놓은 겁니다.


그중에서 가보기로 한 곳은 로쿠린샤.

도쿄지역에서는 아주 유명한 츠케멘집이라고 하는데, 도쿄라멘스트리트에 분점을 두고 있습니다.

본점은 오사키에, 또다른 분점은 도쿄소라마치랑 하네다공항에 있습니다.

하네다공항에서 츠케멘 드시려면 여기에 가는게 좋겠더군요,


그 유명세를 증명하는양 가게 입구에서 모퉁이를 돌아서까지 줄이 늘어져 있습니다.

배고픔을 참고 한 20분을 기다렸습니다.

자신들도 줄이 긴걸 아는지 줄에다가 미리 영업시간 표지판을 걸어놓았습니다.

늦은 점심시간인 3시에도 이정도인데 11시~2시의 런치타임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늘어져있을지 상상이 갑니다.


"식권의 구매는, 스탭이 안내하므로, 그때까지 발밑의 선에서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출입구에서 돌아가는 손님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협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식권 구입으로 인해 가게 출입구가 복잡해지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미리 써붙인 문구입니다.

식권이 가게 안에 있기 때문에 혼선이 생기는걸 방지하기 위해서죠.

아예 교토역의 마스타니 라멘처럼 식권기계를 밖에서 뽑아놓고 그 후에 줄을 서는 방법도 있을텐데 말이죠.

공간문제상 기계를 안에다 놓을 수밖에 없어서 이렇게 대처한다고 생각해야겠습니다.

교토역 마스타니의 경우에는 그 때문에 걸어가는데 복잡하기도 하니까요.


아무튼, 드디어 가게 입장.

주문은 이미 점원에 의해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저 안내해주는 자리에 앉기만 하면 됩니다.

혼자왔기 때문에 테이블석이 아니라 다찌석에 착석.

테이블 위에는 컵, 냉수, 냅킨, 젓가락, 이쑤시개의 기본적인 물건과 라임유와 어분이라는 것이 들어있습니다.

어절? 생선 찢어 말린건가요? 


일단 처음 온 집에는 그 가게의 기본적인 메뉴를 시키자는 생각에, 득제 츠케멘(1060엔)을 시켰습니다.

기본 츠케멘에 달걀과 돼지고기 추가되어 나옵니다.

청자그릇에 츠케멘 국물이 나오고, 갈색 접시에 굵은 면과 반숙 달걀이 나옵니다.


면을 클로즈업.

면에 윤기가 흘러서 자게제조한 면이라고 생각했는데, 알아보니까 외부업체에서 사온 면이라더군요.

다만 그냥 시중면은 아니고, 로쿠린샤와 면 제조공장이 서로 머리를 맞다고 연구해서 만든 면이라네요.

딱 우동과 라멘의 중간굵기라고 해야하나요. 일본 라멘에서 이렇게 면이 굵은건 처음 봅니다.

무엇보다 츠케멘의 핵심인 뜨거운 국물과 차가운 면의 조화라는 기본을 잘 지킨 차가운 면입니다.

특이하게 면이 좀 노란기가 흐르기도 하고요.

계란은 잘 삶았네요.


그리고 츠케멘의 또다른 핵심인 국물입니다.

갈색이 감도는게, 흔히 보기는 힘든 국물입니다.

야스베 스타일과는 다른 국물입니다. 후운지가 여기와 비슷해 보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재료가 파, 나루토어묵, 멘마, 그리고 이름모를 갈색 가루와 고기 찢은게 있습니다.

고기 찢은 것은 '돼지 푼 것'이라고 로쿠린샤의 특징으로, 구운 돼지고기를 잘게 찢어서 푼 것이라고 하네요.

보기에는 돼지보다도 통조림 참치로 보이지만...

그리고 갈색가루는 아까말한 어분입니다.

가쓰오부시를 파우더로 만든거라네요.


먹어본 감상은, 이거 한국인에게는 살짝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고쿄도 딱 일본인에게만 맞는 곳이다 생각했는데, 여기도 그렇군요.

일본인들이 뽑은 최고의 츠케멘이란게, 아마 일본인에게 정말 맞는 맛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면은 정말로 만족했습니다. 굵은게 식감도 좋고 쫄깃하고.

하지만 국물이 마음에 들지는 않더군요.

좀 꼬릿함이 감돈다고 해야하나, 국물 맛이 꽤나 거칩니다.

아예 로쿠린샤가 이 꼬릿한 국물을 시그니쳐로 내세우는데, 개인적으론 영 안 맞더라고요.

부탄츄같이 진한 국물 쪽을 분명 좋아하긴 한데, 이건 뭔가 애매하다고 해야할까.

아마 돼지, 닭뼈와 생선 육수를 동시에 섞어쓰는 것 때문에 애매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건더기도 돼지고기와 생선가루가 동시에 들어있는 형태니까요.

그래서인가, 개인적으로는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분명 잘만든 츠케멘인 것 같습니다. 

츠케멘 입문하는 데에는 추천하지 않지만, 좀더 진한 츠케멘을 원한다면 이 쪽을 택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스프와리는.... 좀 실망했습니다.

스프와리란게 면을 다 찍어먹고 남은 진한 국물에 다시물을 부어서 묽게 만든다음에 마치 불교에서 공양하듯이 마시는 건데,

이게 다시물에 향 같은게 들어 있어서 마시는 데에 오히려 방해가 되더군요.

국물은 그냥 따뜻한게 좋긴 한데, 중간에 향이 계속 느껴져서 계속 들이키기가 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약한 호가든 향? 제가 호가든을 안 좋아하기 때문에 그닥 맛있게 먹었진 않았습니다.

그냥 정성스레 만든 국물을 모두 음미할 수 있음에 의미를 두겠습니다.


도쿄역에 처음 와서 늦은 점심에 처음으로 먹어본 츠케멘은, 아쉽게도 앞으로 츠케멘을 덜 찾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생각나서 찾아보려니까 한국에는 굵은 면으로 이렇게 해주는 츠케멘 가게는 안 보이더군요.


총평

3.5/5.0 - 일본인이 좋아하는 잘만든 츠케멘. 하지만 그게 세계 공통은 아니다.


메뉴

츠케멘 - 830엔

토쿠사이 츠케멘 - 1060엔

츠케멘 슈림프 - 930엔

매운맛 츠케멘 - 950엔

중화소바 - 700엔

토쿠사이중화소바 - 900엔

아침 츠케멘 - 630엔

(7:30~9:45 한정)

면 곱빼기 - 100엔

면 특곱빼기 - 200엔


챠슈 3장 - 300엔

챠슈 2장 - 200엔

돼지고기 찢은 것 - 180엔

멘마 - 180엔

달걀 - 100엔

새우 - 100엔

매운맛 - 100엔

국물 추가 - 100엔

토쿠 3토핑 - 250엔


주소

JR各線「東京」駅の八重洲口B1F

在来線、東海道新幹線 八重洲中央南口改札を出て、すぐ右へ。階段下りてすぐ 。

もしくは、八重洲地下中央改札出て右へ。突き当たり手前左側。

JR 도쿄역 야에스구치 B1F

재래선, 도카이도 신칸센 야에스츄오미나미구치 개찰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서 계단으로 내려가세요.

또는, 야에스지하츄오개찰구에서 오른쪽에 가세요. 막다른 곳 앞의 좌측에 있습니다.


영업시간

7:30~10:00(L.O.9:45) ※아침 츠케멘 판매

11:00~23:00(L.O.22:30)

연중무휴, 조식-런치 영업.


참고

https://tabelog.com/tokyo/A1302/A130201/13093047/

http://rokurinsh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