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방문일자: 2014년 8월 16일

롯폰기힐즈(에 딸려 있는 코나미 스타일 오프라인점, 현재는 폐업)을 가기 위해서 히비야선 롯폰기역에 도착했습니다. 점심시간이라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동료가 인터넷에서 롯폰기에 있다는 맛있는 돈까스집을 찾았다면서 롯폰기힐즈 지하에 가자더군요. 이름은 부타구미쇼쿠도, 한자독음으로 돈조식당이라고 읽을 수 있겠네요. 롯폰기는 분점이고, 본점은 도쿄 니시아자부에 있다고 하네요. 당시에는 니시아자부라는 지역이 어딘지도 모르고, 지금은 본점이 버스를 타야만 갈 수 있는 걸 알게 되어서 본점에 갈 일은 따로 없을 듯합니다.

조금 줄을 섰다가 가게에 입장했습니다. 주방이 한가운데에 있고, 그 주위를 카운터석이 둘러싸는 구조, 그리고 이를 또 테이블석이 둘러싸는 구조입니다. 일본 식당은 혼자 먹기 부담 없게 구조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좋아요. 주방에서는 점원들이 능숙한 솜씨로, 다듬어진 고기에 빵가루를 묻히고 튀겨냅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튀겨냅니다. 따뜻한 돈까스를 맛볼 수가 있지요.

점심시간이라 런치할인이 적용되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돈까스를 먹을 수 있습니다. 로스까스 165g짜리를 주문하고, 거기에 에비스 맥주 한잔을 주문하였습니다. 조그마한 잔에 나오는 에비스 한 잔은, 생맥주라서 그런지 시원함과 생생함, 그리고 깊은 맛을 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반주로도 딱 적당한 사이즈고요. 더운 여름에 목을 축여주기 적당합니다.

주문한 로스까스 165g 한 상입니다. 돈까스, 밥, 냉수, 미소, 유자 드레싱이 올라간 양배추채, 츠케모노(장아찌), 그리고 겨자가 올라와있습니다. 겨자 종지에는 돈까스 소스를 뿌려서 겨자를 섞읍시다. 밥은 흰 쌀밥이지만 좋은 쌀을 썼는지 맛있었고, 츠케모노를 곁들여 먹으면 씹는 맛도 생기고 신맛도 더해져서 밥 먹기 더 좋아집니다. 일본 돈까스집에 자주 등장하는 생양배추채는 그야말로 싱싱합니다. 유자소스를 곁들이니 새콤한게 맛있고 식감도 아삭한게 좋습니다. 미소는 미역이 가득 들어있어 깊은 맛과 시원한 맛이 같이 나오고요.

하지만 돈까스집에 왔으니 주인공은 엄연히 돈까스입니다. 165g이 보기에는 적어보여도 1인이 먹기에는 적당한 양입니다. 여느 일본식 돈까스가 그렇듯이 잘려서 나오고요, 고급스러운 청자 접시 위에 철망을 깐 채로 누여 있습니다. 튀김옷이 아주 잘 살아있습니다. 색깔도 타지 않고 잘 튀겨져서 노란색을 띄고요.

돈까스 단면입니다. 일본 돈까스를 어느정도 먹어본 지금은 익숙한 모습이지만, 처음 이 돈까스를 경험했을때 그야말로 입이 벌어졌습니다. 비계와 살코기가 이렇게 대놓고 나누어져 있다니요. 한국에서는 이후에 간 을지로 안즈를 빼고는 보지도 못한 비주얼입니다. 수육이나 두꺼운 삼겹살을 그대로 튀긴 것 같습니다. 비계 싫어하는 사람은 꺼릴수도 있겠지만 저는 비계 좋아하는 입장이라 환영합니다. 표면에 육즙이 흐릅니다. 잘 익었고, 잘 튀겨져서 튀김옷과 고기가 잘 붙어있어요.

오른손에 젓가락 들고 왼손에 아이폰 들면서 후들후들대며 찍었는지라 초점이 이상하게 맞았네요. 초점이 맞는 부분을 보시면 알겠지만 튀김옷이 잘 살아 있고, 고기 텍스쳐도 좋으며 기름기가 흐릅니다. 튀겨진 풍미도 좋고요. 입에 넣으면 이 돈까스의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일단 튀김옷이 바삭합니다. 그 속에서도 고기는 부드러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소금에 찍어도 맛있고, 소스에 찍어도 맛있고, 양배추와 곁들여 먹어도 맛있습니다. 이들은 입에서 육즙과 조화를 이룹니다. 고기를 씹을 때마다 육즙이 나와요. 진짜 좋은 생고기에요. 이렇게 육즙이 가득 나오는 돼지고기는 먹어본 적이 없어요. 먹으면서 돈까스의 느끼함에 질리지도 않고 행복하게 먹었습니다.

돈까스든, 미소든, 양배추든, 맥주든 모두 완식했습니다. 맥주는 엔젤링이 잘 남았네요. 어느 식당이든 까야할 거리가 있겠지만 여기는 별로 까고 싶지가 않아요. 국내에서 허수아비나 비싸봤자 사보텐에서 일본'식' 돈까스를 먹다가 진짜 본토 돈까스를 먹으니 확연한 차이가 납니다. 그저 먹으면서 행복했어요. 돈까스치곤 비싸보이겠지만 충분히 그 값을 해요. 먹고나자마자 바로 남들에게 추천하자는 생각을 했지만 이 글을 인제야 쓰네요. 실제로 여기를 소개받은 지인도 여기가 좋은 평가를 내렸고요. 다음에 도쿄에 가면, 롯폰기에 들를 일이 있거나 순전히 돈까스를 먹으러 갈 때 여기에 한 번 더 들러야겠습니다.


총평

4.7/5.0 - 일본식 돈까스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다만 가격이 부담될 것이다. 아깝지 않지만.


메뉴

여기참고. 메뉴가 상당히 많다.

본인은 점심할인으로 로스카츠(165g) 1450엔 + 에비스 소 210엔 (세금제외)로 먹음.


주소

東京都港区六本木6-2-31 六本木ヒルズ ノースタワー B1F

도쿄도 미나토구 롯폰기 6-2-31 롯폰기힐즈 노스타워 B1F


영업시간

11:00~23:00, 일요일 영업, 점심 영업



참고

http://tabelog.com/tokyo/A1307/A130701/13155331/dtlrvwlst/51339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