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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일: 2014년 8월 14일


일본에 왔으니 초밥을 먹어봐야하지 않겠냐, 해서 가게 된 츠키지시장.

아침에 일어나서 조식으로 초밥을 먹을 생각이었으나, 여로가 벌써부터 시작되서 결국 11시쯤에야 츠키지역에 도착.

평일인 목요일이든, 일하는 타임인 11시이든 상관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대부분은 우리같은 외국인 관광객이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가 찾은 곳은 츠키지시장 스시의 양대산맥인 스시다이와 다이와스시 중에서 다이와스시.

둘 중 하나를 고른 이유는 간단하다.

다이와스시가 한칸이 더 넓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짧을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분을 기다렸지만, 이정도면 짧은 시간이라나 뭐라나.

줄서는 동안에 재일교포 부부를 보아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좁디좁은 가게로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가게된 칸은 아버지의 칸 되시겠다.

다이와스시는 아버지와 아들이 경영하는 가게인데, 한 칸은 아버지가 메인이며 한 칸은 아들이 메인이다.

물론 거기에 몇명의 직원들이 더 딸려 있기에 결국 큰 상관은 없겠지만.

바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서는 직원이 초밥을 만들고 반대편에서는 손님이 초밥을 먹는다.

손님이 있는 공간은 의자와 그 뒤로 사람 한명이 겨우 지나갈만한 너비밖에 되지 않는다.

흔히 생각되는 럭셔리한 초밥 코스집의 분위기와는 상반된다.

오히려 츠키지 시장이니 시장 분위기가 팍 풍긴다.


카운터에 앉으니 옆 공간에 있던 여종업원이 물수건과 가루녹차, 미소를 주었다.

가루녹차는 진해서 입가심하기 딱 좋았는지라, 이후로도 몇 잔 더 추가하여 먹었다.


무난하게 흔히 시키는 보통 코스로 시작.

초밥 7점에 6개의 마끼를 주는 오마카세 코스 되시겠다.

이 가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간장을 처음부터 직원이 발라서 준다는 점에 있겠다.

괜히 간장 바르다가 떨어뜨리는 불상사는 없어서 이 점은 좋다.


그런데 처음부터 붉은살을 주시다니.

초밥은 흰살 생선-붉은살 생선 순으로 먹으라는 말이 있던데.

뭐 초밥 전문가가 쥐워주시는데 괜찮겠지.


츄도로로 추정되는데(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댓글 지적 환영.) 기름기가 적당히 낀게 부드러우면서도 비릿한게 맛있었다.

식감은 칼집을 내서인지 씹히는 맛이 좋더라.


다음 부위는 오징어.

그냥 싱싱한 오징어이다.

오징어 회를 평소에 좋아했기에, 이 쫄깃하고 꼬들한 식감이 마음에 들었다.


먹다보니 직원분께서 초밥을 계속 쥐어주셔서 어느새 초밥판에 초밥이 쌓이게 되었다.

좌상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방어, 참치마끼, 새우, 오징어, 우니 순.

현재까지 츄도로까지 합해서 초밥은 5개 나온 듯. 두개 더 있다는 뜻이다. 


참치마끼.

그냥 맨김에다가 간장 약간 먹인 평범한 참치 먹는 맛이다.

6개나 준다는 점에 의의를 둬야할듯.

그래도 씹는 맛은 부드럽더라.


새우는 나오자마자 그 비주얼에 놀랐다.

큼지막한 새우를 통째로 주시다니.

새우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정도면 대박이다.

색이 빨간게 익혔다는 인상을 주지만, 정작 촉감은 생새우의 촉감.

보기도 좋고 맛도 좋고, 무엇보다 크기가 커서 새우를 입에 물 수 있는 시간이 길어서 좋았다.


전체적인 초밥판.

사진에서는 빼먹었지만 연어알군함도 있었는데, 식감은 톡톡튀는게 좋았지만, 연어알의 그 꾸리함이 아직은 영 적응이 안되었다.

전의 사진에다가 연어알이랑 오토로 추가해서 총 7개, 다 나왔다.


우니 군함.

정말 샛노랗고, 우니가 흘러나올만큼 팍팍 넣어주셨다.

우니가 머금고 있든 바다향과 그 크림같은 질감이 입에 확 퍼졌다.

혹시나 흘러나와서 입 밖으로 떨어질까봐 조심조심해서 먹는다.


방어.

아마 여기서 나온 것들 중에 유일한 흰살 생선으로 추정된다.

이후로 방어를 자주 먹게 되지만, 사실 방어 회를 먹어본건 이때가 처음이다.

살은 단단하며, 흰살 생선 특유의 쫄깃함이 좋았다.

방어 특유의 향도 추가.


초밥은 7개 제공이지만, 직원이 보너스라면서 준 참치.

해동이 잘 되었는지, 윤기가 좔좔 흐른다.

얼어있는 참치만 먹다가 잘 해동된 참치를 먹으니 기분이 새로웠다.

맛이야, 참치 특유의 부드러움이 잘 올라왔으니 더 할말이 있겠는가.


마지막을 위해 남겨놓았던 오토로.

이전에도, 이후에 미도리스시를 제외하고는, 오토로를 먹어본 적은 없다.

그 부담스러운 가격을 이겨내기 어려운데, 여행 온 이 때 오토로를 먹어봐야지 언제 또 먹어보겠냐.

밥 위에 두꺼운 살로 올라가있는 오토로, 위에는 기름이 잘 스며들어있다.

사상 최초로 오토로를 먹어보는 순간.

이것이 말로만 듣던 오토로라는 것인가, 그냥 놀라웠다.

부드러운 식감, 두툼한 살, 게다가 입에 들어오는 참치향과 참치기름의 조화.

입 안에 오토로의 풍미가 들이쳤다.

아직 참치를 많이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왜 사람들이 오토로를 좋아하는지는 적게나마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참치 공부를 해서 참치를 더 제대로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으로 우리의 초밥을 만들어주신분.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흔쾌하게 허락해주셨다.

헌데 사진을 잘못 찍어서 눈이 이상하게 나오셨다. 죄송합니다.

수많은 국적의 사람들을 봐오셔서 그런지, 그중에서 한국말도 잘하시는 편이다.

초밥이 나올때마다 이건 우니, 이건 토로, 이렇게 직접 알려주시니 초밥을 알고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친절함에 더불어 맛까지 있었으니 정말 고마우신분.


총평

4.5-3,900엔에 이정도 초밥이면 정말 좋지 않은가.


메뉴

보통코스-3,500엔

오토로-800엔

츄토로-700엔

참치-300엔

참치마끼(6개)-700엔

우니-700엔

전복-700엔

피조개-600엔

개랑조개-500엔

관자-500엔

연어알-500엔

새우-700엔

도미-500엔

광어-500엔

방어-400엔

전갱이-400엔

가리비-300엔

오징어-400엔

문어-300엔

전어-300엔

아나고-300엔

(모두 세금 제외, 현금만 가능.)


주소

東京都中央区築地5-2-1 築地市場 6号館

도쿄도 츄오구 츠키지 5-2-1 츠키지시장 6호관

*츠키지 시장의 토요스 이전으로 2016년 11월쯤에 매장을 이전한다고 합니다.


영업시간

5:30~13:30

조식 영업, 점심 영업

일요일, 기념일, 츠키지 시장 휴일에는 영업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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