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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IT-음향

소니 XBA-100

KANNA K 2016. 8. 4. 20:37

PS. 컴퓨터 상태가 안 좋아 사진을 올리는 것 마저 블루스크린이 걸리기에 사진을 한 장 밖에 첨부하지 못한 점 양해바랍니다.



  소니 MDR-CD900ST라는 전설의 모니터링 헤드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착용감도 만족스럽고, 소리도 맑고 재밌지만, 한가지 크나큰 단점이 있습니다. 도저히 밖에서는 끼고다닐 만한 물건이 못된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음감용도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때 모니터링 용도로 나온 모델이기는 하지만, 모니터링 헤드폰 특유의 사운드가 괜찮아서 실내에서는 자주 애용했지만, 야외에서는 그 특유의 비주얼 때문에 끼고 다니가 뭣하다는 거죠. beats by dr.dre처럼 디자인이 예쁜것도 아니고, 대놓고 실내에서 사용하라는 양 디자인이 되어있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공돌이틱한 디자인이도 해서 밖에서는 끼고다니기가 영 별롭니다. 게다가 실내용 설계라서 야외 음악감상에도 좋지 않습니다. 1.5m로 선을 줄이고 3.5파이 단자 개조를 안했으면 야외에서는 아예 사용도 안하겠지요. 크기도 목에다 걸고다니기에는 상당히 걸거치기 때문에, 결국 MDR-CD900ST를 대체할만한, 그럼에도 야외에서 사용할만한 이어폰을 구매하자고 결심했습니다.

  주어진 예산은 10만원, 쓸만한 이어폰을 찾아야합니다. 이전까지는 교보문고 핫트랙스 등지에서 싸게 파는 이어폰이나, MP3나 폰에서 딸려 나오는 번들이어폰, 혹은 집에서 굴러다니는 이어폰을 써왔지만 여기에 MDR-CD900ST의 음질을 바라기는 무리겠지요. 쿼드비트3를 인터넷으로 주문하기는 했지만 왜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사용하는 MP3와 호환이 안 되는지라(특정 영역의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음), 결국 이를 중고로 팔아넘기고 대학로 이어폰샵에서 후보군을 정해놓고 두시간동안 청음을 진행했습니다. 후보군은 아래와 같습니다.


JVC FXH-30, 소니 MDR-XB70AP, XBA-100, 오디오테크니카 ATH-IM50, 젠하이저 CX 3.00, 에티모틱 Mk5


처음에는 V형 음도 좋겠지하고, FXH-30를 먼저 들었지만, 극의 V자음은 역시 꺼려지더군요. 패스.

다음은 소니 MDR-XB70AP, FXH-30보다는 약한 V자이지만 소리에 좀 답답함이 있덥니다. 패스.

다음은 젠하이저 CX 3.00. 소리는 맑지만 그냥 V자에는 미련을 접기로. 패스.

다음은 에티모틱 Mk5. 해상력이 좋지만 정말 아무 꾸밈 없는 음이며, 디자인이 별로고 무엇보다 귓구멍이 아파서 패스.

그리고 남은 두 후보는 오디오테크니카 ATH-IM50소니 XBA-100이 되었습니다.

  ATH-IM50은 디자인이 예쁜것, 차음성이 강한 것, 그리고 오디오테크니카 특유의 소리 때문에 보컬의 소리가 아름다운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BA가 아니라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쓰는 점, 귀를 둘러서 착용하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점, AS가 악명높다는 점, 그리고 소리가 약간 답답하다는 점이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XBA-100은 소리가 깨끗한 점, 착용이 편한 점, 오디오테크니카보다는 AS가 그나마 낫다는 점, 그리고 BA가 탑재되어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평가가 좋지 않은 점, 디자인이 실물로 보니 구려보이는 점, 보컬이 ATH-IM50보다는 마음에 안든다는 점이 걸렸습니다. 이 둘 중 무엇을 고를까하고 40분을 씨름하다가, 결국 XBA-100이 소리는 정말 맑다는 점, BA가 있다는 점, 본인이 소니빠의 성향이 있다는 점, 그리고 프로모션 기간이라 10000원 더 싸다는 점으로 인하여 XBA-100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XBA-100을 결제하는 순간에도 계속 이 선택이 잘한 선택일까 손이 흔들렸지만, 결국 영수증은 뽑혀져 나왔습니다. 


  집에 XBA-100을 싸들고 와서 포장을 벗겼습니다. 겉면에 붙어있는 정품인증스티커를 영수증에 붙이고 박스 안에 넣고 내용물을 꺼내면, 이어폰이 뚜껑에 붙어있는 채로 나옵니다. 뚜껑을 벗기면 이어폰의 나머지 선이 정리되어 있는 채로 나타납니다. 그 아래에는 설명서와 파우치가 있는데, 딱 이어폰이 들어갈만한 사이즈의 합성직물 파우치입니다. 파우치 안에는 폼팁 세트가 들어있고, 선정리기와 클립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선정리기는 선을 감은 결과 얼마 감기지도 않아서 실용성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클립은 이동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겠고요. 폼팁은 본체에 붙어있는 것을 포함해 총 네개입니다. 각각 사이즈별로 접합부에 색깔이 칠해져있습니다. XS사이즈는 빨간색, S사이즈는 주황색, M사이즈(본체에 붙어있음)는 녹색, 그리고 L사이즈는 청백색. 헌데, 이를 이어폰에 접합시 접합부와 이어폰 본체 간의 색깔이 너무나도 부조화스럽습니다. 비록 고무에 가려지기는 한다만, 고무를 뒤집으면 원색의 플라스틱 접합부에 황동의 본체가 붙어있으니, 이어폰 전체가 싸보이는 느낌입니다. 색깔로 폼팁의 사이즈를 구별한 것은 좋다만, 이것이 본체와의 어울림에 역효과를 줍니다. 차라리 접합부의 내부에만 색을 입히는게 더 나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물론 팁 자체의 착용감은 편안합니다. 본체의 황동부가 온도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추운 겨울에 이어폰 착용하다가 귓살에 닿으면 귀 시려울수도 있겠습니다. 컴퓨터 팬 옆에 놔두었다가 쓰니까 귀가 살짝 뜨겁기도 하더군요. 본체가 가로로 길쭉한 구조라서 주변 닿는 것에 잘 움직이고, 옆으로 누울때 귀가 쑤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황동부의 무게 때문에 착용시에는 무게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지만, 벗으면 무게 때문에 본체가 빨리 귀에서 이탈합니다. 그래도 황동부 덕분에 디자인은 분명 고급화를 이루었고, BA을 넣으려면 가로로 길쭉한 구조는 어쩔수 없기는 합니다. 황동부가 음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소니측의 설명도 있고요. 그리고 세레이션 케이블(serration cable)의 채용도 내구도 유지에 좋고 만지는 촉감도 좋습니다. 꼬이는건 여느 이어폰이랑 비슷하지만... 그래도 단자부가 ㄱ자인 것이 무엇보다도 다행입니다.

  차음성도 좋습니다. 음악을 듣는데도 TV의 엠넷방송을 가뿐히 무시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노이스캔슬링만큼은 아니지만 이정도면 음악에 집중하기 충분합니다. 오히려 이것 때문에 차내방송이나 경적을 못 듣게된다면 그것대로 문제겠지만.

  BA가 하나라는 점이 장점이기도 하고 약점이기도 하겠지만, 적어도 이번 XBA-100에서 BA의 장점은 알겠네요. 소리가 정말로 맑아요. 웬만한 헤드폰 급의 맑은 소리입니다. V자형 음도 아니고 보컬의 착섹도 덜하지만, 그래도 강조해야할 부분에는 원하는 대로 소리가 강조되어 나오기 때문에 음악 감상에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상위 모델은 이보다 더 큰 장점도 있겠지만, 적어도 현재는 만족스럽습니다. 후에 소리에서 단점을 발견한다면 여기다 적어야겠지요.


  결론은 XBA-100은 괜찮은 선택입니다. 애초에 10만원 이하를 고르자고 했을 때, 마침 59,000원의 프로모션으로 나오고, 소니의 XBA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까요. 일단은 소니 MDR-CD900ST와 XBA-100이라는 소니 더블로 장비를 꾸렸으니, 당분간은 장비병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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