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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인터뷰에 이어서 이번에도 우라사와 나오키에 관한 인터뷰입니다. 2012년 인터뷰입니다. 저번에는 봉준호 씨와의 만화와 영화에 관한, 창작자들간의 인터뷰였다면, 이번에는 어시스턴트와의 음악에 관한 사제간의 인터뷰입니다. 전의 인터뷰보다 좀더 가벼운 분위기여서, 우라사와 씨의 무자비한 독설이 많이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만화에 관한 이야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반대로 그의 작품에서 숱하게 표현된 음악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이번 인터뷰도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에도 구글 번역에 짧은 일본어 실력을 기반으로 하였고, 오역과 의역이 상당히 많습니다. 원본 보시고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문 : http://www.cinra.net/interview/2012/02/15/000000.php




PROFILE

우라사와 나오키

1960년 출생.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가, 대표작으로 'YAWARA!(야와라)'(각본 : 쿠도 카즈야), '파인애플 아미', '마스터 키튼'(각본 : 카츠시카 호세이 / 나가사키 타카시), 'MONSTER(몬스터)', '20세기 소년' 등이 있다. 유명한 음악광이며, 밥 딜런의 광팬이다. 2008년 11월에 첫 앨범 '반세기의 앨범'을 발매했다.


플랫라이너즈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어시스턴트였던 이시카와, 사토가 1990년경 밴드를 결성. 몇 차례의 멤버 변경을 거쳐 2003년경에 지금의 멤버가 형성되었다. 이시카와의 처는 자신의 밴드 'Sweet Sunshine'에서 피아노와 보컬을 맡았지만, 남편의 의뢰로 드럼에는 초보인 채로 드러머가 되었고, 기타의 이노우에는 toddle의 코바야아이의 밴드 'swarms arm' 에서도 활약했다. 스승인 우라사와 나오키는 2009년 자체 기획의, 2010년 'Sweet Sunshine' 기획의 라이브에 두번 공연했다. 2012년 1월 18일에 첫 앨범 '불행한 사람'을 발표했다.


INTERVIEW

인터뷰, 작성 : 카네코 아츠타케 / 촬영 : 타나카 신이치로


'20세기 소년', 'MONSTER'을 시작으로 빅히트작을 다수 내놓은,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 그리고 이전에 우라사와의 어시스턴트를 맡고 있,던 이시카와 토시키와 사토 세이지의 밴드, 플랫라이너즈. '20세기 소년'에서 잘 드러나고 있고, 자신도 2008년에 CD데뷔를 할 정도로, 우라사와는 엄청난 음악통이며, 음악인이다. 이시카와와 사토가 어시스턴트를 했던 때에는, 바쁜 와중에도 음악과 만화에 관해 항상 의논을 거듭했다고 한다.


그리고 약 20년이 지나, 드디어(정말로 드디어!) 플랫라이너즈의 데뷔작 '불행한 사람'이 발매되어, 사제간 대담이 실현된 셈이다. 이 두 사람, 나이에 큰 차이는 없지만 사제관계는 매우 분명하다. 대담을 시작해보면, 대략 20년 전부터 변한 것이 아무 것도 없어, 말 주고받는 게 정말로 미묘하고,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우라사와가 '20년간 전혀 발전한게 없어'라고 말하는 이시카와의 베이스 연주를 필두로, 충동과 성숙의 문제는 음악과 만화는 물론, 모든 표현을 꿰뚫는 주제임이 틀림없다.


| '이 이상은 발전하지 않아'라고 했던대로, 20년간 이걸 훌륭히 잘 지켜왔어요. (우라사와)


(우라사와 나오키)


-우선 우라사와 선생님의, 플랫라이너즈의 CD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우라사와 : 거슬러가면 20년 전 쯤인가? (이시카와가) 밴드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스튜디오에 들어갔을 때의 소리를 들으니, '너무하네'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시카와 : 그건 너무했어요(웃음).

우라사와 : 그 때 제가 말한 것은, '이 이상은 발전하지 않아'라고 한 건데, 20년간 이걸 훌륭히 잘 지켜왔어요.

이시카와 : 조금 발전했다고 생각했는데...

우라사와 : 아냐아냐아냐아냐, 20년간 해도 이렇게 진보하지 않은 사람은 없어! 보통 인간이라면, 무엇을 해도 20년간 계속하면 이게 몸에 배거든요. 근데도 이시카와 군은 하나도 세련되지 못해요. 왜냐하면, 아직도 8비트밖에 못 찍잖아.

이시카와 : 글쎄, 루트에요...

우라사와 : 루트라고 말하는데, 과연 '루트'가 뭘 의미하는지, 이걸 잘 이해하는지가 의심스러워요(웃음). 20년을 했는데도 아직도 아마추어라는 건 생각도 할 수 없어요. 그래서 그것 나름대로 칭찬할만 해요. 확실히 어떤 진보나 진화를 거부하고 있어요.

이시카와 : 그런 뜻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우라사와 : 알고 있다니까(웃음). 그래도, 그 PV 역시 대단하네. 이시카와군이 연못 앞에서 자리잡고 있는 모습있잖아. 본인은 굉장히 멋부리고 있지만, 펑크의 시큰둥한 느낌이라던가 삐딱한 느낌이 전혀 없는게, 그냥 평소의 이시카와였어. '정말로 이걸로 괜찮아?'라고 생각했다니까(웃음). 저것도 절대로 불가능해요. 보통, 뭔가라도 해버리잖아요.



-그래도 '진보나 진화를 거부한다'를 멋지게 말하면 펑크적이네요(웃음).

우라사와 : 아냐아냐. 얘는 곧바로 펑크록에서 음악을 시작한 인간인데도, 흥이 깨져요. 즉, 얘는 무엇을 펑크라고 부르는지도 모르는 거예요. 원래 비틀즈도 롤링스톤즈도 모르는 펑크난 녀석이니까, 원래부터 펑크의 의미를 모르는 거예요.

이시카와 : 롤링스톤즈의 '새티스팩션[각주:1]'은, DEVO[각주:2]의 커버로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웃음).

우라사와 : 이 나이에 그딴 방식은 좀 이상해요. 초중학교 때의 올드웨이브가 새겨져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런게 하나도 없어요. 토대부터가 자발성이란게 없어서, 갑자기 78년이나 79년부터의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50년대의 엘비스 프레슬리에서 시작되어, 비틀즈를 지나, 70년대에 축적된 록의 기반이란게 없어요. 시작부터 괴상해요.

이시카와 :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 때 유행했던 걸 들었을 뿐이에요. 일단 펑크를 듣고 나서, 지금은 그 기원을 찾아 들으려는 겁니다.

우라사와 : 이시카와 군이 자꾸 펑크 펑크 거리다 보니, THE CLASH는 DJ음악인거고 사실은 펑크가 아닌게 아닐까.

이시카와 : 제 주장은 '이렇지 않을까?'(베이스를 때려부수는 '런던 콜링'의 재킷을 흉내내며)라는 거죠(웃음).

우라사와 : 나는 음악에서의 펑크는 뉴욕 펑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런던 펑크는 패션이니까. 그래서, 이시카와 군은 '언덕 펑크'라고 말했어요(웃음).

-(웃음).

우라사와 : 근데, 제가 지금까지 말한건 모두 칭찬이랍니다. 일본에서는 그게 가장 현실적인 거니까요. 펑크다 뭐다 말해도 일본에서는 어떤 리얼리즘도 없어요. 그것보다 '펑크라니 멋져요'만 말하는게 현실이에요. 내용따윈 없는걸. 그래서 (이시카와가) 원래부터 어설픈 것이 정말 귀중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절대로 잘 하지마"라고 말했어요. 그럼 이렇게 말한 대로 펑크에 직결되니까. 그랬더니, 이 이상은 발전하지 않네요(웃음).


(이시카와 토시키)


| 콧노래라도 좋아요. 그 안에 얼마나 음이 이루는 우주가 들어 있는가가 중요한거죠. (우라사와)


-다른 것도 그렇지만, 잘 해버리면 재미가 없어지는 측면도 있어요.

우라사와 : 재미없는 것보다도, 거기서 또다른 고생이 시작되거든요. 이것도 자주 말다툼하는 거리인데, 얘는 퍼스트앨범파에요. 뭐, 나쁘지는 않아요. 아티스트의 첫 충동이 담겨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거기에 악전고투도 보아야 할 수 있어야한다고 줄곧 이야기하는데, '그건 보고 싶지도 않아요'라고 하더군요.

이시카와 : 어린 아이가 바로 삼키는 건 불가능한 거지요. 지금은 이해할 수 있어요.

우라사와 : 피카소를 예로 들면, 청색 시대[각주:3]를 지났더니 '안돼!'라고 이를 거부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거부하는 아티스트와 처음부터 진화를 거부하는 아티스트와 완전한 진화를 하는 아티스트, 여러 유형이 잇는 가운데, 이시카와 군은 진화를 거부하는 쪽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시카와 : 그렇죠, 아직도 발전하는 게 안 보이네요(웃음).

-하지만 '이 이상은 발전하지 않아'를 의식해버리면, 그것 또한 다른 것이 될 것 같네요.

우라사와 : '발전한다'고 노력을 안에서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되요.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발전이 안되는 사람이 가장 아름다워요.

이시카와 : 그게 저죠!

우라사와 : 응, 장애인이네? 다음 앨범의 제목은 '장애인'이라고 짓자(웃음).



-(웃음)

이시카와 : 그 와중에 제 그룹에 이노우에 군(원 swarm's arm/2006년 가입)이 들어와서, 저를 중심으로 무언가가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해요.

우라사와 : 번역가가 있으면 좋더군요. '당신이 말하는 건 이런 겁니까'라고 말하는.

-이미지를 실제 형태로 제대로 살려주는 사람 말씀이시군요.

우라사와 : 그 '이미지'라는게 굉장히 중요해요. 들은 이야기로는, 아카데믹한 곳엔 화성중시파 같은 사람이 있던 것 같아요. 그 후에 이후쿠베 아키라[각주:4] 씨의 '다다다, 다다다~'(고지라의 테마) 같은 데서는 단음 전개가 나왔죠. 거기에 대해 '저런 건 화음이 없다'고 경멸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이미지 속에 얼마나 음이 이루는 우주가 들어있는가죠.

-아, 역시나.

우라사와 : 오케스트라의 모든 파트를 악보로 쓰는 사람도 있고, 한편으로는 콧노래로만 노래를 만드는 사람도 있죠. 그 기술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나죠. 하지만 완성된 악곡으로서의 음이 이루는 우주는 의미에서는 차이가 없고 우열도 없고 똑같아요. 고도의 수준까지 올리는 것은 전혀 나쁜게 아니지만, 전혀 모르는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그래서 플랫라이너즈에서 연주를 하지 않을 때, 이시카와는 오케스트라 같은 소리를 듣고 있을지도 모르죠.

이시카와 : 선생님은 얼굴을 그릴 때 처음에 십자선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머릿 속에 큰 세계가 있는데, 십자선을 그리는 걸로 그 세계가 점점 사라지는 것이죠. 그것도 지금의 대화에서 통하는 면이 있어요.


| 서양 음악의 번역가사는, 시대를 이해하고 있지 않습니까? 계속 그것을 봐왔는데, 아마 그 느낌을 좋아해요.(이시카와)


-우라사와 선생님은 스스로 앨범도 내고 있지만, 곡은 언제부터 썼나요?

이시카와 : 저는 'YAWARA'(1986년~1993년)때부터 어시를 했는데, 이미 꽤나 써왔었죠?

우라사와 : 꽤라고 해야하나, 수없는 양의 곡은 썼지만, 가사를 못 썼어요. 중학교 때부터 작곡하고 있는 중인데, 만화의 낙서와 멜로디의 제작은 비슷해서, 얼마든지 쓸 수 있어요. 하지만 거기에 스토리를 쓰고 가사를 덧붙이는 거는 별개의 작업이에요. 그건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진부한 의미는 넣기 싫어서 글이 써지지 않는거죠.

-이시카와 씨는 작사에 관해 어떤 생각을 하나요?

이시카와 : 저는 가사를 먼저 쓰는데, 전혀 긴장할 생각을 않아요.

우라사와 : (이시카와의 가사는) 뭐라는지를 모르잖아요? 그것이 대단하더군요. 저는 일본어가 아닌 가사가 좋아요. 다량의 비일본어 가사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소량의 비일본어 가사는 좋아해요. 얘 가사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요. 하나의 의미로 통일하지도 않고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여요.

-글이 아니라도 제대로 가사가 만들어집니까?

우라사와 : 가사는 이어지지 않아도 되요. 저는 연결을 하는 안 좋은 버릇이 있어, '안돼, 연결이 지나쳐'라면서 그만두곤 해요. 당돌한 말을 늘어좋는 걸 좋아하는데 그게 좀처럼 어려워요.

이시카와 : 저는 일본 음악을 듣지는 않고, 일본어 가사라고 한다면 번역가사를 말합니다. 서양 음악의 번역가사는, 시대를 이해하고 있지 않습니까? 계속 그걸 봐왔는데, 저는 그 느낌을 좋아합니다. 오역도 싫어하는 편이 아니고.

우라사와 : 대단한건, 이 나잇대에 달한 남자의 입에서 나올 수가 없는 말이란 거예요. 중학생 같아요(웃음).

이시카와 : 중학생보다는 좀더 어른이라고요(웃음).



| 수억광년 앞에서 빛나도, 수만광년 앞에서 빛나는 것보다 더 밝다면, 그건 진짜 대단한 거예요.(우라사와)


-이시카와 씨의 어시스턴트 시절에도, 이렇게 두 분이서 음악이나 만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겠죠.

우라사와 : 저는 90년대 들어갈 쯤에, 현대 음악이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래서 '록은 끝장났군'이라고 말하면, 그가 '끝장 안 났어!'라고 반론하곤 했어요. 저를 설득하려는 양, '선생님은 이걸 좋아하니 들어보세요'라면서, 매튜 스위트의 '여자친구'를 들려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완전히 '록은 끝장났다'고 느끼지 않게 열심히 음악을 계속 들려준거죠.

이시카와 : 감격했습니다(웃음).

-거창하게 말하면 거기서 음악의 열정을 잃어버렸다면 '20세기 소년'은 나오지도 않았을거다?

우라사와 : 아니, 그럴 일은 없다(웃음). 저건 그야말로 이시카와 군을 향한거고, 록이라는 것은 역사가 있다는 것을 묘사하는 거니까. 다만 '20세기 소년'을 쓸 때, 몇년을 걸쳐 토론같은 걸 벌이고 너저분한 것들을 모두 정리했어요. 그 작품 하나를 쓰면서, 그저 록이라곤 하지만 나름 보여주는 방법을 제시하였다고 생각해서, 그 바탕을 만드는 데에 사용했어요.

이시카와 : 그랬군요... 그래도 그 당시 '역사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한 거에 왜 그리 반발을 했는지,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우라사와 : 그것이 네 정체성이었으니까! 네 정체성이 붕괴되지 않도록 그 아성을 지킨거지.

이시카와 : 제가 '이제부터 새로 만들어 나가자!'라고 결심했잖아요. 근데 그 이전의 역사가 있어서, 그걸 적으로 의식했나봐요.



-지금의 젊은 사람들은 그야말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생각해요. Youtube라든지 그런 도구의 측면에서 편의성을 제공하는 거라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올해 록에 눈을 뜬 사람이라면, 00년대부터 순서대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죠. 그렇게 되면 50년대까지의 엄청난 곡을 접할 수 있어요.

우라사와 : 전부 모여 있으니까요. 최근에 주요 CD샵도 이래저래 힘들겠지만, 50년대에서 2012년까지 진열해놔서, 선택할 수 있게 해놓더군요. 그렇게 '네, 여깄습니다'라고 말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게다가 시대에 따라서 평가도 변하잖아요. 예를 들어, '핫피엔도'[각주:5]는 우리의 시대가 날조한 스타일 수도 있는 것이죠. 당시에는 별 평가를 받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걸 즐겨 들어서, 그걸 '재평가하자'는 말로 이어가면 결국 모든 것이 호소노 하루오미[각주:6]로 가득한 시대가 되어버려요. 그런 우리 세대의 거짓말 같은 것도 있으니까, 젊은 세대와의 차이를 나누기 어렵고, 선택의 차이도 사라지는 것이죠.

-확실히 그렇네요.

우라사와 : 밤하늘의 별로 빗대 보면, 밤하늘의 별은 모두 반짝반짝 빛나지만 모두 다른 거리에서 빛나고 있어요. 수억광년에서 빛난 것, 수만광년에서 빛난 것, 그리고 어제 빛난 것으로 차이가 나지만, 모두 평평한 하늘 위에 붙어 있습니다. 수억광년 앞에서 빛나도, 수만광년 앞에서 빛나는 것보다 더 밝다면, 그건 진짜 대단한 거예요. 적어도 거기에는 판별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 우리가 싫어하는 것이, 다음 시대에는 희망이 되지 않을까. (우라사와)



-그럼, 지금 말씀하신대로, 모든 것이 평면 위에서 다양성을 띠는 시대에 아직도 전해져 내려오는 표현이란 어떤 표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라사와 : 저는 이제, 우리가 모르는 것을 하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혐오하는 게, 젊은이들의 정체성이 될 것 같아서죠. "그 시절의 반복이네요"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이게 뭐지?"라고요. 예를 들면 저는 모바일기기를 터치해서 동작시키는 걸 몹시 싫어해요. 하지만 그런 게 다음 시대의 것인걸까라고 생각하죠. 비틀즈가 나온 당시, 50대의 사람들이 혐오감을 느낀 그 느낌이 다음 시대의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엘비스 프레슬리가 허리를 흔들거나, 밥 딜런이 일렉기타를 가지고 왔을 때 얼마나 싫어했을지.

우라사와 : 그렇죠, 그렇게 이전에서 진보하는 거니까요. 그건 록이라는 형태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고, 오타게[각주:7] 같은 걸 봐도 의미를 모르니까.

이시카와 : '대단해'라고 생각해요(웃음).

우라사와 : '대단해'라는 말은 의미불명의 말이지. 그들이 왜 저러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건 새로운 시대의 사람들의 것이구나'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싫어하는 것이, 다음 시대에는 희망이 되지 않을까하고.


| 다음 앨범의 캐치프레이즈는 '세컨드 퍼스트 앨범'이에요(웃음). (우라사와)



-마지막으로, 다시 플랫라이너즈 이야기를 해봅시다. '발전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20년간 지켜온 것이 멋있다고는 말했지만 (웃음), 이시카와 시는 향후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이시카와 : 일단, 인간은 무리해서는 안됩니다. 한 때 '변박을 넣어보자'는 생각도 했었지만...

우라사와 : 너는 변박을 넣으면 연주를 못하잖아.

이시카와 : 노래를 하지 않을 때는 연주를 하기도 하지만, 그걸 해도 즐겁지는 않아요. 지금처럼 아무 생각없이 하는 쪽이 기본이 좋아요.

우라사와 : ...역시 무리겠죠.

-(웃음)

우라사와 : 반대로 저는 무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나는 무리야'라는 것도 좀 무리해서 훈련하면 극복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시카와 군에겐 '그건 하지 마라'고 말해왔다만(웃음).

이시카와 : 그건 잘못된 길이었네요. 조금 안심했어요(웃음).

우라사와 : 저는 중학교 때 육상부에서 비명을 지를 정도까지 훈련을 하면 근육이 늘어난다는 걸 실감했죠. 그렇게 한다면 내일은 다른 모습의 저를 만날 수 있어요. 하지만 이시카와 군은 내일도 모레도 다른 모습의 자신을 될 수가 없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올바른 거예요. 베이스를 20년동안 연주하고 있으면 분명 발전할텐데, 지금도 어제 배우기 시작한 사람 같죠?

-(웃음)

우라사와 : 그래도 발전하지 않으면 그가 가장 좋아하는 퍼스트앨범의 초기충동이 계속 이어져요. 계속 첫앨범만 만들 수 있을거랍니다.

이시카와 : 최고네요!

우라사와 : 왜냐하면 20년이 지나서야 겨우 나온 첫 앨범이 이따구기 때문에 다음에도 반드시 첫 앨범이 나올거에요. 다음 앨범의 캐치프레이즈는 '세컨드 퍼스트 앨범'이에요(웃음).

-결정했어요! 플랫라이너즈의 다음 앨범 제목은 '장애인', 캐치프레이즈는 '세컨드 퍼스트 앨범'(웃음).

이시카와 : 좋은 카피네요(웃음). 고맙습니다!




  1. 1. 롤링스톤즈의 대표곡 '(I can't get no) Satisfaction' [본문으로]
  2. 2. 미국의 록밴드. [본문으로]
  3. 3. 피카소의 초기 화풍을 일컫는 말. 우울함이 특징이다. [본문으로]
  4. 4. 일본의 작곡가.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고지라 시리즈의 테마로 유명하다. [본문으로]
  5. 5. 1970년대 일본의 전설적인 포크 록밴드. [본문으로]
  6. 6. 핫피엔도의 멤버. 이후 옐로매직오케스트라(YMO)를 결성. 일본 대중음악의 전설적인 존재로 군림하고 있다. [본문으로]
  7. 7. ヲタ芸. 일본 아이돌 문화. 아이돌 팬들의 응원 퍼포먼스. [본문으로]